개명2010.12.05 22:02

 



초등학교 시절 한반에 같은 이름이 세명인 적도 있었고,


유치원 시절에는 유치원생 전원이 단체로 구입한 멜로디언에 유치원 선생님이 원생 각자의 이름을 써주셨는데 예전의 원생이었던 비슷한 이름의 학생과 착각하여 잘못 써준적도 있었고, (이슬기인데 이슬비로..;;)


종종 한자로 이름을 써야할 경우 "한글 이름이시네요?"
(그래서 어쩌라고?)


이것도 한 두번이지 듣기 싫었고,


동생이름과 세트인 것도 싫고,(슬기 - 모아)


가장 최근에는 이름이 같은 어떤 남학생이 단과대학 학생회장선거에 나갔는데 그것이 나인줄 알고 진짜냐고 물어보던 전화도 걸려왔었고,


어딜가나 내이름은 2~3명씩 꼭있고,


외국애들 발음하기 어렵고,


한자 문화권 동양애들 만나서 이름 소개할때 내 이름은 왜 한자가 아니냐고 추궁(?)당할때 영어가 짧아서 별 대꾸도 못하고,(나도몰라.. 우리 부모님이 니네 글자 싫었나봐.. 라고 대답하니 일그러지던 대만아이의 얼굴;;)


십대때야 이쁘지...나이 30,40, 60 먹은 할머니 되서 슬기. 라고 불릴거 생각하니 더 끔찍;

 


아.. 그리고 케이블에서 미친듯이 방영해주던 김삼순.


나.... 개명하고 싶은 그녀의 마음 절대 공감해.



 

1. 개명의 다짐


 

호주행도 그랬었듯..


막연한 그림만 머리 속에 그려넣다가 뭔가 발단이 된 계기는 웹서핑이었다.


 

순서는 이렇다.

 


① 머리 속에 어떠한 그림이 있다.


② 그렇고 그런 장문의 엄청난 자세한 정보를 접한다.


③ 그리고 호기심. (이 단계에서 절친에게 알린다.)


④ 정보수집(도서관, 서점, 인터넷, 지인에게 물어보기등등)


⑤ 결심.


⑥ 엄마에게 말한다.


⑦ 허락한다.


⑧ 실행한다.


(혹은 7번과 8번이 바뀌어서 실행한다-> 통보한다 가 될 수도 있다.- 주로 여행이 그렇다;)


이번건도 그랬다.


복학 전 독서실에서 공부하다가 집에와서 밥 먹고 컴퓨터 켰는데 포털에 뜬 개명기사. 와우! 한글이름은 거의 100% 개명이 된
다는데...?그럼.... 나도?


나도.. 한자 이름을 가질 수 있는 걸까? 



 

2. 정보수집


 

절친 우루사(가명) 오빠와, 역시 절친 요리잘하는 그녀를 통해 한다리 건너 아는 모 선배.


그리고 여러가지 정보수집. 작명소는 어디가 좋나. 필요한 서류는 뭔가.


걸리는 시간은. 바꾼 이름은 맘에 드나. 개명한 계기는 뭔가.


졸업 전인데 지금 시기는 괜찮은가.

 

시시콜콜한 정보수집 완료.



 

3. 결심. 그리고 조건


 

이 단계는 포털의 기사를 본 순간 거쳤으므로 생략한다. 


덧붙이자면.. 개명을 결심한 후 새로운 이름에 대한 조건은


.한자 이름일 것

.흔하지 않을 것

.남자 이름이거나 중성적일 것



이었다.


한글이름이고 흔해서 바꾸고자 한것이니 첫번째와 두번째 조건에 대한 코멘트는 없다.


세번째 이유는.. 이유가 없다. 여성스러운 이름이 싫다. 그냥.


 

4. 부모님께 말씀 드린다.



부모님은 순간 멍- 하니 보긴 하셨지만 이내 허락하셨다.

사실 한글 이름에 대해서 내가 불만이 좀 있다는 것을 알고 계셨으므로.



5. 이름 짓기



하고 싶은 이름은 서현.


한자도 찾아보고 이것 저것 해봤는데...


도무지 무슨 한자를 써야할지?;


결국 우루사 오빠가 소개해준 작명소에 갔다.


당시 호주에서 세금 환급 받은 돈을 고스란히 쏟아부었다.-_-.


며칠 뒤. 이름이 나왔다.


서현 은 나의 사주;;와 맞는 한자가 없어서 안되고,


비슷한 서연.


규은.


지원.


채미.


 

이서연. 이규은. 이지원. 이채미. 


아무리 흔하지 않은 이름이라 해도 일단 채미는 좀..-_-;;


지원은;; 내가 은지원씨 팬인데다가 워낙 흔한 이름이라 패스.


이서연. 이규은
.


둘중에서 고르기로 하고,


친구들에게도 문의, 부모님께도 말씀, 선,후배에게 문의, 개명경험자에게 문의, 교수님께 문의등등


소수설로 지원과 채미가 몇 나왔지만 제외하고,


서연(다수설)과 규은(유력설)에 대한 의견은 반반이었다.





6. 어떤 이름으로 할까?




서연에 대한 장점으로 꼽힌 의견은


부르기 쉽고 더(?) 예쁘다.


한자 뜻이 좋다.


슬기의 ㅅ 발음이 익숙해서.
 


였다.


 

하지만 나의 반박은


조카중에 서영 이 있다.


흔하다.


여자이름 느낌이 강하다.

 

규은을 원하는 사람들의 의견은


서연보다 규은이 더(?) 예쁘다.


흔하지 않다.


중성적이다.


였고,

 

규은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반박은


부르기 힘들다. 다시한번 뭐라고? 


이런 의견 등등이었다.




7. 이름 짓기 참 힘들다.


 

워낙 나는 펄럭귀인지라 처음 보고 규은 에 확 꽂혔음에도 불구하고


5.5 : 4.5 정도로 서연이 우세하자 흔들렸다.


집에서는 니이름 니맘대로 해라 였고,


이제는 나의 결정만 남은 상태.

 

뭘로 하지..........................

 

문득 처음 개명을 결심했을때 3원칙이 기억났다.


흔하지 않은 남성적이거나 중성적인 한자 이름
.

 

부합하는 것은 하나. 규은 이었다.

 

사실 25년간 불려오던 슬기의 ㅅ 발음때문에 서연이 끌린 것도 사실이나, 자매도 아니고 조카가 서영 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흔하기 때문에 그냥 패스하고, 난 규은이 되었다.




8. 절차 밟기



법원에 직접 사유서 써서 내볼까 하다가... 그냥 우루사 오빠의 아버님이 법무사 셔서 거기로 갔다.


여러가지 서류까지 제출하고....


홀가분하게 기다렸다.



+ 광주고등법원 가정지원에서 개명할때 필요한 서류에는 뭐가 있나?

. 범죄경력조회서(경찰서로 가서 받아야 한다)

. 인감증명서

. 가족관계증명서(내꺼, 아버지꺼, 어머니꺼)

. 기본증명서

. 초본(이건 냈던거 같은데;; 기억이 잘 안난다;;;;)



 

9. 보정명령




개명결심한게 2월 말.


이름 나오고 서류 준비해서 제출한게 3월말.


남들은 지금쯤이면 다 나온다던데 5월이 됐는데 왜 아직 안나오는거지?


하던 중에 보정명령이 나왔다.

 

2007년 11월부터 2008년 9월까지 일본에는 왜 갔다 왔냐고 한다;; 


맙소사-_-;;


나는 호주를 가기 위해 당시 저렴했던 jal 항공기를 이용해서 일본은 나리타 공항에서 환승만 한 것 뿐인데;;;일본땅은 갈때 비행기 기다리던 5시간, 그리고 올때 연결편이 없어서 하루 무료 숙박한 jal항공사의 비즈니스 호텔밖에 없고만-_-;;;


당시 호주에서 다녔던 어학원 졸업장과 여권 사본, 사유서 등등을 첨부하여 보정서류를 냈다.



 

10. 개명 불허가




1학기가 끝나고 계절학기 개강을 이틀 남겨둔 6월의 어느 날..


나는 문자소리에 늦잠에서 깼다.


개명불허가 결정. 오늘 우편물 오니까 집에서 얌전히 있다가 받으란다.


아니 이건 뭐다?;;;불허가?;;;;


당황해서 우루사 오빠 한테 전화해서 막 울먹거리고, 선배한테 전화해서 울먹울먹,


그날 저녁에 술에 쩔어 늦게 들어간 기억이... 어렴풋하다.

 

내가 받은 개명불허가 결정문에는 딱 한줄이 써져있었다.


나의 개명신청이 이유 없다고 인정되기 때문이란다.


.....


이유가 없었다. 나의 개명신청에는.

 

우루사 오빠한테 들으니 해외에 장기간 체류한게 신용불량 어쩌고랑 연결되어서 그렇게 됐다고 했다;


미안하게 됐다며.. 나에게 사과를 했다.


아니. 내가 더 미안했다. 차라리 내가 직접 내서 안됐으면, 나의 미흡함을 탓할텐데.


전문가를 통해서 안됐는데.. 뭐가 미안하단 말인가. 판사님이 객관적으로 보기에 나는 규은이란 이름으로 바꾸는게 영.. 아니었나 보다.




현재의 블로그로 옮기기 전 다른 블로그에 포스팅했던 2009년도에 제가 개명한 이야기를 리뉴얼해서 다시 포스팅하고 있습니다. 2009년 광주지방법원 기준이며, 절차나 서류등은 다른 지방 법원, 그리고 현재와 다를 수 있습니다 :)
Posted by 이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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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댓글입니다

    2012.06.21 01:59 [ ADDR : EDIT/ DEL : REPLY ]
    • 잘 생각하셔서 좋은 이름으로 바꾸세요. :)

      전 아직도 서연, 규은 중에 서연 이란 이름에 미련이 조금 남아있답니다.
      슬기의 ㅅ 발음에서 규은의 ㄱ 발음으로 바뀐게 영.. 어색해요. 아직은.ㅋ
      하지만 서연으로 바꿨으면 규은. 이란 이름에 또 미련이 남았겠죠?ㅜㅜ 완벽한 이름은 없는 것 같아요.

      2012.06.21 16:14 신고 [ ADDR : EDIT/ DE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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